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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권도형 美로 송환될 듯...형량 최대 100년 가능성

2,906 0 2023.12.08 06:05
가상 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몬테네그로의 최고 법무 당국자가 비공개적으로 권씨를 한국보다는 미국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달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이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와 비공개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서 권씨를 미국으로 송환할 계획을 밝혔다는 것이다.

권씨는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 이상 피해를 준 가상 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그는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작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아랍에미리트와 세르비아 등으로 도피했다가 올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여권 위조 혐의로 선고한 징역 4개월과 별개로 범죄인 인도를 위한 구금 6개월을 명령해 권씨는 수감돼 있다.

한국과 미국 사법 당국은 권씨가 체포된 직후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작년 5월부터 테라·루나 폭락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권씨를 수사 중이다. 미국 뉴욕 검찰도 지난 3월 권씨를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달 24일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승인하면서 “한국의 인도 청구서가 미국보다 먼저 도착했고, 권씨도 한국 송환에 동의했다”고 밝혔고, 권씨의 한국행에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 권씨가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갈지는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이 결정하는데, 이 장관이 미국 대사를 비공개로 만나 ‘권씨를 미국에 보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WSJ가 전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권씨가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받을 경우 국내보다 유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고, 형량도 무거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법원에선 가상 화폐를 증권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지난 8월 ‘가상 화폐는 어떤 경우에든 증권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 2월 테라·루나를 ‘증권’으로 보고 권씨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그러자 권씨가 ‘테라 등은 증권이 아니다’라며 제소를 기각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는데,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이 SEC의 제소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테라·루나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도 지난 4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등 테라폼랩스 관계자 8명을 기소하면서 테라·루나에 증권의 성격이 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 거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법원에선 가상 화폐의 증권성을 인정한 적이 없다.

미국에서는 막대한 피해를 준 경제 사범에게 수백 년의 실형을 선고한다. 지난달 2일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가상 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에서 금융 사기, 증권 사기 등 혐의 7개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는데, 외신들은 뱅크먼프리드가 내년 3월 최대 징역 115년을 받을 수 있다고 전한다.

한 법조인은 “권씨가 미국에 가면 최대 징역 100년을 받을 수도 있다”며 “미국에서 권씨가 중형을 선고받으면 한국의 형사 절차에 따라 처벌받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권씨를 국내로 송환하려는 노력을 계속 이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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